HIV와의 사투: 30년 그리고 그 이후

1980년대 초, 남성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이 급격이 늘어나자 과학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데, 그 질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에이즈(AIDS)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981년 6월, 공식선상에 그 이름을 드러내게 됩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서 매주 발행하는 ‘주간 유병률 및 사망률 보고서(the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를 통해 일반적으로 심각하게 면역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희귀성 폐렴 증상이 건강했던 남성 동성애자에게서도 나타났다고 보고되면서부터 입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이라고 밝혀지기 까지는 이후 다시 수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물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티 세인트 클레어, 버로우즈 웰컴의 바이러스 학자

 

The Burroughs Wellcome site in North Carolina

당시 GSK의 전신인 ‘버로우즈 웰컴(Burroughs Wellcome)’에서 근무했던 바이러스 학자 마티 세인트 클레어(Marty St. Clair)는 그때는 HIV 치료법 발견에 모두가 매우 회의적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나 마티를 비롯한 버로우즈 웰컴의 과학자들은 이 도전적인 상황에 기꺼이 뛰어 들었습니다.

그들은 전 세계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그 동안 항바이러스 의약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온 역사와 바이러스학에 대한 풍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1987년 3월 19일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의 HIV 치료제 ‘AZT’가 그들의 노력 끝에 개발되었습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한 헌신

일단 ‘에이즈’의 원인이 레트로바이러스라고 밝혀지고 나니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조금 수월해졌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레트로바이러스는 퇴치가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은 바이러스입니다.

버로우즈 웰컴의 과학자들은 HIV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의약품을 찾기 위해 수천 개의 후보 물질들을 선별검사 하는 등 신속하게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은 버로우즈 웰컴에서 시판하는 항바이러스 의약품과 후기 임상 단계에 있는 의약품까지 시험해 가며 연구실을 떠나지 않았고 HIV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1984년 6월에 시작했던 이 선별검사는 그 해 11월, 한 개의 후보물질을 발견하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마티는 처음 선별검사 결과와 마주할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결과가 워낙 놀라워서 그녀는 자신의 연구 설계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차례 검사가 다시 이뤄졌지만 결과는 똑같았죠. 최초의 HIV 치료제 AZT를 발견한 겁니다. HIV 치료를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간 순간이었습니다.

 

Virologist Marty St. Clair (right) with colleagues in 1992

마티는 “첫 보고서에서 AZT가 어느 농도로 사용되든 바이러스 복제를 100% 억제한다고 나타났다. 엄청난 결과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엄청날 것인지에 대해선 미처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의약품 개발은 1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정도로 긴 과정을 필요로 하는 일이고, 이는 수천만 환자들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984년 6월,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보고된 4,918건의 에이즈 환자 중 2,221명이 사망에 이르렀고, 그 해 11월에는 에이즈 환자 6,993명 중 사망자가 3,24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야말로 신약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AZT의 위약 대비 안전성 및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는 1985년 중반부터 1986년 초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16명이 사망한 반면 AZT를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단 한 명만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확인한 독립적 임상연구 모니터링 위원회는 1986년 9월, 모든 HIV 감염환자들에게 AZT를 투약할 것을 권고하기에 이릅니다.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료 제출이 완료되었고, 1987년 3월에는 드디어 최초의 HIV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과학자들, 정부 관계자들, HIV 감염환자와 그 가족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AZT가 이렇게 단 기간에 임상 의약품에서 승인 의약품이 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마티는 “AZT가 완치제는 아니지만 그로써 HIV 치료환경은 분명히 개선되었다. AZT는 HIV 감염환자들에게 희망을 준 첫 치료제”라며, 그 의의를 되새겼습니다.

 

2,100,000

2015년, 새로 HIV에 감염된 환자는 약 2백10만명

 

HIV와의 사투는 현재진행형

30년이 지난 지금도 GSK는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를 통해 HIV 치료제의 연구개발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비브 헬스케어는 미국의 화이자와 함께 설립한 합작 기업으로, 2012년에는 일본의 시오노기까지 합류해 여러가지 새로운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개발하기 위한 장기적 협력을 맺었습니다.

GSK는 2015년부터 채플 힐(Chapel Hill)의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UNC)과 큐라 테라퓨틱스(Qura Thrapeutics)와의 혁신적인 민관협력을 통해 HIV 전문 치료 센터를 설립하고 HIV 치료 연구를 가속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 결과로는 HIV 감염자에게 잠식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찾아내 감염 세포를 소멸시킬 수 있도록 환자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샥 앤 킬(Shock and Kill)’이 있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티는 비브 헬스케어의 임상 디렉터로서 HIV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녀는 HIV 치료의 진일보와 혁신에 대해 누구보다 긍정적입니다.

“우리는 HIV 환자들에게 생명을 돌려주고 있다. 희망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HIV를 치료하는 방법을 넘어서 HIV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도전이 HIV 감염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